조던 필은 확실한 하나의 주제를 메타포와 비유를 통해 영화를 채워나가 그 메세지가 강렬하게 와닫는다. 최신작으로 올수록 영화는 점점 밀도가 높아딘다. 주제선택 또한 <겟아웃>이 보편적, 단일적 주제였다면 <놉>은 현대의 시선으로만 집어낼 수 있는 주제를 택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는 연출이 모든 걸 좌우하는 것이지 주제의식은 중요하지 않다다. 주제의식과 연출(특히 비유방식) 이 두가지를 나눠서 다른 영화들과 비교해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놉>을 보고 나에게 흥미없는 주제의식과 연출방식에 대해 확실히 깨달았다. <놉>은 영화사의 변주와 그 안에서 흑인의 위치와 존재 말하고, 그것을 카메라(필름), 괴생명체, 말 축사를 통해 말하고 있다. 단일적인 주제가 아닌 만큼 비유 또한 일관적인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다발적이다. 역사 안에서의 어느 집단의 위치를 다루는 영화, 폴토앤의 <인히어런트 바이스>가 있다. 완성도에 상관없이 난 흥미를 전혀 느끼지 못해 1차원적 요소인 볼 이유조차 찾지 못했다. 비유 방식(연출)에 대해서는 <그린 나이트>와 매우 닮아있다고 느꼈다. 비유와 메타포는 당연히 수단이 존재해야 한다. 다만 그 방식과 수단이 미학적이지 못하면 흥미는 떨어진다. 영화에 대해 관객의 시선으로 더 창조해 낼 마음이 들지 않는다. 미학의 기준은 주관적이며, 사실주의 영화에서도 충분히 미학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나에겐 로메르의 영화가 그렇다. 완성도와 방식이 아닌 감독이 택한 수단 자체에 초점을 둔 것이다. 동일한 영화를 누가 만들던 변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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