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리뷰 11

The shape of time: Moving images of the 1960s- 1970s

얼마만의.. 글쓰기? 너무 게을렀던 것 아닌지.. 우선 전시의 서문이라던가 작품에 대한 안내글이 명확해서 좋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비디오'라는 테크놀로지적 예술 형식이 기존의 전통적 형식과 결합된 것부터 시대에 의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시간을 축으로 섹션을 나누면서 '어떻게'라는 기술적인 변천사 안에서 피어난 예술의 흐름까지 명확하게 정리하였다. 비디오가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그런 구성에서 젓 착품이 Lawrence Weiner의 개념작업이라는 점이 절묘하고 전시의 맥락을 잘 정리한다. 는 재떨이를 움직이며 예술을 어떻게 정의하고 성립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나레이션을 한다. 마지막 나레이션인 "It offers not how it should were it to but ..

전시회 리뷰 2024.01.27

윌리엄 클라인 : DEAR FOLKS,

윌리엄 클라인의 초기 작업물들은 필름 작용을 디용한 기하학적 디자인들이었다. 그는 필름을 이용했지만 화가로써 접근한 것이었고 작업물 또한 사진보다는 패턴이 주로 드러나는 것들이었다. 그 다음 리얼리즘 사진에서 회화, 패션사진, 영화 등으로 확장되었는데 작업 유형들이 명확한 시간을 가지고 나눠지지 않았다. 설명에는 윌리엄 클라인이 스스로를 화가로 명하는 것에 대한 정확한 언급이 없었지만 어윈 브룸이 스스로를 조각가라 칭하면서, 그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사진이나 행위예술의 영역까지 넓혀나가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생각되었다. 어윈 브룸은 조각은 유기적이고 모든 것이라는 개념을 내세웠기 때문에 스스로를 조각가라 칭한 것이고 그런 주제적인 면이 강하게 드러난 사진 작업같은 것에서 그를 볼 수 있었다. 다만 ..

전시회 리뷰 2023.08.24

울리 지그 중국 현대미술 컬렉션전

오랜만에 가는 미술관.. 나는 미술에 대해 잘 모르기에 영화나 책을 보는 것 보다 작품을 읽고 내 주관을 세우기까지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 최근들어 사유하지 않고 살아지는 삶을(...) 살았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사유도 결국 트레이닝이라 작품을 보며 내 주관(생각)을 만드는 것이 잘 안될 것 같아서. 그런데 마침 방문한 때에 도슨트 투어가 열렸고 평소에는 도슨트를 잘 듣지 않지만 오늘은 특수한 상태이기에, 또 작품들이 유난히 어렵고 추상적이여서 들어보았다. 글의 내용이 번잡하지만 미술관의 건축에 대해서부터 이야기하겠다. 송은미술관의 건물은 외관부터 그 내부까지 매우 비현실적인 형식을 띄우고 있는데, 이런 외관 때문에 미술관에 들어가기 전부터 정체를 궁금케 하는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 내부..

전시회 리뷰 2023.05.12

Drift : In Sync with the Earth, 2023

예상보다 규모가 너무 작았던..쩝 사물이 어떤 물질로 구성되어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해체시키는 방식의 시리즈 작업이다. 레고처럼 생긴 조그맞고 네모난 물질들로 사물을 재구성하는데, 블록들을 원래 재료의 상태로 분리시킨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이로써 사물은 원래의 용도를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기능과 관점, 미감을 갖게 된다. 그런데 사물을 네모 블록들로 해체시킬 때, 각 원료를 의미하는 블록들의 크기나 색은 작가의 별다른 주제의식 없이 리듬과 디자인적 감각을 따라 구성되었다고 한다. 이런 지점으로 인해 이 시리즈들이 어떤 기능과 맥락을 갖고 있는지를 도무지 모르겠다. 해체를 통해 새로운 기능으로써 탄생한 것인데, 그 '새로운 기능'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 이 사물이 사물이 아닌 작품으로써 갖는 의의 말이다...

전시회 리뷰 2023.03.03

패터 바이벨 :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2023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 양면으로 된 많은 스크린에서 동시에 영상이 재생된다. 어느 사운드가 어느 영상에서 재생되는지 구별할 수 없으며, 이는 곧 이미지와 현실을 분간할 수 없게 만든다. 현실이라 함은, 이미지와 소리가 완전하게 일치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그렇듯이 이미지와 사운드는 하나인 존재인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수많은 답변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에서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를 흐리게 만드는 것을 넘어 이미지끼리의 관계 또한 뒤틀어버린다. 단면의 스크린에서 나타나는 세계(이미지)와 비슷해보이지만 약간은 다른 세계(이미지)가 반대의 단면에 나타난다. 이는 프레임 안에서만 재현된다는 영상미학(?)의 한계를 뒤튼 시도처럼 보인다. 결국 다르지만 같은 이미지들과 중첩되는 사운드로 현실..

전시회 리뷰 2023.02.11

에르빈 브룸 : 나만 없어 조각, 2022

정말 정말 접하고 싶었던 작가.. 에르빈 브룸을 한국에서 접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의 형식(정의), Fat 이라는 에르빈 브룸이 관심가진 주제 두가지가 소개되었다. 에르빈은 조각의 고전적인 형태를 넘어서 사람, 옷, 사진까지도 조각이라고 정의하였다. 에르빈은 에서 “음식 섭취를 통해 살이 찌고 빠지는 과정은 우리가 살면서 가장 먼저 겪을 수 있는 조각적 경험” 이라고 하였는데, 조각의 형식에 대한 에르빈의 견해가 드러나는 말이다. 에르빈은 연작처럼 기존의 정적인 형태에서 벗어나 역동적이고 동적인 것을 조각이라고 본다. 그런 그에게 끊임없이 변형하는 인간의 신체는 조각 그 자체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에서 허상의 물체가 아닌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유명 건축물들을 녹여버린 것에 이어 ..

전시회 리뷰 2023.01.22

모네와 피카소, 아름다운 순간들 :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우선.. 전시 초입에 있었던 고갱과 모네의 그림 특히 고갱 그림은 정말 별볼일없었다. 그냥 ‘고갱’의 그림이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었고 그 다음 그림도 마찬가지. 옛날에 예술의전당에서 했던 모네 전시 보면서도 느꼈던건데 모네의 그림은 사진으로 봤을때의 분위기가 실물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 그림을 실물로 보게되면 사진에선 느껴지지 않던 질감, 입체감 같은 것이 눈에 들어오는데 모네의 그림에서는 그게 느껴지지 않는다. 모네의 그림은 뭉게진 선과 색채, 그림의 소재가 가져오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사진으로만 봐도 충분히 분위기와 정서를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에 실물로 봤을 때 크게 작용할 수 있는 지점이 없는 것일지도.. 오히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피카소의 도자들이 너무너무 좋았다..

전시회 리뷰 2023.01.11

이건희컬렉션 : 이중섭 2022

이중섭이 초기에 자주 그렸다던 엽서화. 캐주얼하고 미니멀힌 선이 돋보인다. 특히 두번째 그림들에선 내가 알고있던 이중섭의 그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신화적인 소재나 분위기가 보여 흥미로웠다. 이중섭 특유의 선과 구도가 동물같은 신화적 소재와 매우 잘 어우러졌다. 사실 앞에서 여태 알던 이중섭의 그림에서는 신화적 요소를 찾지 못했다고 했는데 몇일 전 이만익이 이중섭을 위해 그린 그림을 보고 인물의 구도가 매-우 신화적인 느낌이라고 생각했었다ㅋㅋㅋ 비슷한 느낌의 인물을 같은 구도 다른 그린체로 보니 비교해서 볼 수 있어 너무 재미있었다. 두 작가 다 또렷한 선을 가지고 있지만 질감은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이번 전시를 보며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질감인데, 같은 유화더라도 위의 그림처럼 수채화같은 질감을 가지고..

전시회 리뷰 2023.01.04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2022

판화, 조각, 사진 등등 작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형식을 넘나들며 작품을 구현한다. 키키 스미스의 작품들을 보며 느꼈던 점은 왠지 서양 작가의 작업물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은으로 만든 조각들에서 현대 한국미술과 왠지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연필을 이용한 작품 또한 다수인데, 이 연필의 질감이 여느 습작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작가는 질감을 표현하는데에 또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금속을 긁어서 선을 만들기도 하고, 연필로 아주 세세한 드로잉을 하기도 한다. 이런 방법으로 표현해낸 작가가 관심을 두었던 신체, 그중에서도 근육은 섬세하고도 강렬한 인상을 띈다. 2층의 큰 그림들은 그야말로 눈을 사로잡고 강렬한 자극을 주는 그림들이었다.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정보..

전시회 리뷰 2022.12.29

별을 그리는 마음 : 이만익

예상했던대로 마음을 사로잡은건 흔히 알고있는 이만익의 후기 작품들이었다. 초중기 작품들 특히 초기의 풍경화는 누구나 그릴 수 있는 밋밋한 그림처럼 느껴졌고 과도한 물감의 두께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도 그중에 눈에 띄는 그림이 하나 있었는데 정말 단순한 구성인데도 확실한 사물이나 배경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감각으로 그려진 그림 같달까. 아무것도 없는듯이 보이면서 미미하게 드러나는 문짝의 무늬와 왼쪽 모서리의 짙은 색채, 알수없는 검은 벽과 그 밑의 알수없는 빨강칠은 말 그대로 알수없기에 그저 감각적으로 좋다고 느껴진다. 모난 곳 없이 담백하게 들어차 밸런스가 잘 맞추어진 그림같다. 이만익 화가의 그림은 그림마다 색채가 다양하다기보다는 똑같은 색이 여러 그림에 걸쳐 자주 등장한다.(후기 그림에서..

전시회 리뷰 2022.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