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영화 음악이라고 하면 마치 ‘음향 효과' 같은 소리들과 음원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전형적인 곡의 형태를 갖춘 음악, 이 두 유형으로 나누게 된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시로는 한스 짐머의 음 악과 같이 가사나 반복되는 멜로디가 없는 비선형적인 음악(또는 소리)이라고 할 수 있고 후자는 대표적인 한가지 예시보다는 음원 차트에서 흥행하는 사운드트랙들을 생각하면 될 듯 하다. 후자 의 경우 음악의 성격이 ‘영화 음악' 보다는 팝송과 같이 대중 음악의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영 화 음악에 대해서 깊게 논의하게 되면 이런 종류의 음악들보다는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고유의 음악을 다루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빌리 엘리어트>가 과제로 주어졌을 때 많은 의문감이 들었 다.
영화를 보며 굳이 음악척 측면에 대해 생각하려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이 영화에서 음악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알 수 있었다. <빌리 엘리어트>는 발레를 한다는 주제를 활용해 뮤지컬 영화 가 아님에도 사운드트랙과 인물의 춤추는 연기를 결합해 몇몇의 씬들을 뮤지컬 영화처럼 보이게 한다. 그래서 영화는 음악을 사용할 때 관객이 거슬리지 않도록 감정적으로 천천히 다가가는 것 이 아니라 뮤지컬 영화에서 노래가 시작되고 끝나는 것처럼 인물이 아무 대사 없이 음악과 함께 춤만 추는 장면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이런 방법은 자칫 과장되게 다가올 수 있는 뮤지컬적 특성 을 배제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는 영화가 활용할 수 있는 주제이자 의무를 충실히 다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인물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뮤지컬적인 씬들 외에도 음악이 돋보이는 장면들이 있다. 이 장면 들-음악들-은 인물의 감정을 강조하는 데에 사용되는데, 앞서 말한 뮤지컬적 음악들과 같이 필요 할 때에 정직하게 등장해서 음악을 펼친 뒤, 장면이 넘어가면 사라진다. 이런 장면들에 사용되는 음악들은 뮤지컬적 음악(음원으로써의 음악)보다는 ‘음향' 과 같은 보다 영화 음악같은 형태를 띈 다. 가사가 없고 악기나 장르의 특성이 강조되는 것이 특징인데, 예를 들어 빌리가 화를 내는 장 면에서는 일렉트로닉 기타의 거친 선율을 통해, 슬퍼하는 장면에서는 클래식 장르의 악기들을 통 해 인물의 감정을 표현한다. 매우 수학적이고 직설적인 표현 방식인데, 이런 수학적 표현 방식은 플롯(그중에서도 인물의 감정선)까지도 이어진다.
영화를 보며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빌리가 모든 사건들에 대해서 ‘영화가 극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과장스런 감정을 너무나 잘 느낀다는 것이다. 강한 아버지와 형 밑에서 자란 소년이 갑작스 레 발레가 하고 싶다고 매우 강렬하게 주장해 영화를 전개시키고, 그에 의해 뒤따라온 집안의 분 노와 혼돈에 걸맞게 선생님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자신의 혼란을 표현한다. 이렇게 강한 빌리의 표현들-플롯을 만드는 감정들-이 과연 빌리를 실존하는 어느 세계의 미성숙한 아이라는 사람으로 보이게 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만약 빌리가 이런 모든 감정들을 강하게 분출하는 성격의 아 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학교 과제로 인한 감상문. 과제 영화 진자 보기 실타.......하....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수는 나의 것> 2002, 박찬욱 (1) | 2023.06.23 |
---|---|
<매그놀리아> 1999, 폴 토머스 앤더슨 (0) | 2023.06.16 |
<내일을 향해 쏴라> 1969, 조지 로이 힐 (3) | 2023.05.09 |
<클로즈> 2022, 루카스 돈트 (0) | 2023.05.06 |
<데몰리션> 2015, 장 마크 발레 (0) | 2023.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