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리뷰

패터 바이벨 :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2023

Heeji 2023. 2. 11. 05:06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

다원성의 선율

양면으로 된 많은 스크린에서 동시에 영상이 재생된다. 어느 사운드가 어느 영상에서 재생되는지 구별할 수 없으며, 이는 곧 이미지와 현실을 분간할 수 없게 만든다. 현실이라 함은, 이미지와 소리가 완전하게 일치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그렇듯이 이미지와 사운드는 하나인 존재인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수많은 답변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원성의 선율>에서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관계를 흐리게 만드는 것을 넘어 이미지끼리의 관계 또한 뒤틀어버린다. 단면의 스크린에서 나타나는 세계(이미지)와 비슷해보이지만 약간은 다른 세계(이미지)가 반대의 단면에 나타난다. 이는 프레임 안에서만 재현된다는 영상미학(?)의 한계를 뒤튼 시도처럼 보인다. 결국 다르지만 같은 이미지들과 중첩되는 사운드로 현실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게 된다. 내가 알고있던 '현실'의 개념을 잊게 만든 것이다.

완전한 허구를 통해 그 어떤 매체보다 현실에 다가가는 영화예술에 이 질문을 적용시키는것도 흥미롭다. 영화 속에서 재현되는 '현실'을 새로운 개념을 통해 재현해보면 어떨까? 잘 짜여진 인물과 서사 말고, 필름과 같은 물질적인 속성을 이용해 현실을 재현해낼수도 있다. 

니베아

와이벨은 <니베아>를 통해 영화의 재현성을 극복한다. 스크린 밖에서 형식적 시도를 한 것이다.

영화 매체에 대한 물질적 고찰이 어떤 형식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며, 단순히 필름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것인지도 궁금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내가 하고싶은 형식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