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중섭이 초기에 자주 그렸다던 엽서화. 캐주얼하고 미니멀힌 선이 돋보인다. 특히 두번째 그림들에선 내가 알고있던 이중섭의 그림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신화적인 소재나 분위기가 보여 흥미로웠다. 이중섭 특유의 선과 구도가 동물같은 신화적 소재와 매우 잘 어우러졌다.


사실 앞에서 여태 알던 이중섭의 그림에서는 신화적 요소를 찾지 못했다고 했는데 몇일 전 이만익이 이중섭을 위해 그린 그림을 보고 인물의 구도가 매-우 신화적인 느낌이라고 생각했었다ㅋㅋㅋ 비슷한 느낌의 인물을 같은 구도 다른 그린체로 보니 비교해서 볼 수 있어 너무 재미있었다. 두 작가 다 또렷한 선을 가지고 있지만 질감은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이번 전시를 보며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질감인데, 같은 유화더라도 위의 그림처럼 수채화같은 질감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크레파스를 치댄 것처럼 꾸덕해보이는 그림도 있다. 이런 질감의 차이는 정서의 차이까지 만들어낸다. 약간 투명하고 탁한 위의 그림은 구도와 색이 아무리 밝아보여도 조금 슬픈 느낌을 준다. 반면 (사진은 없지만) 진하게 칠해진 그림들은 구도나 그림의 소재가 동일함에도 밝은 느낌이 들었다. 이중섭의 그림이 단순하고 간결해보이지만 이렇게 사소한 것 하나가 그림이 어떻게 보이는지는 좌지우지한다. 역시 남이 하는게 쉬워 보이면 그사람은 존나 잘하는거다< 라는 말이..


ㅠㅠㅠㅠㅠㅠ.. 연보를 본 후에 가족에 대한 그림과 편지를 보자 정말 울컥했다 아내와 자식에게 쓴 편지에서 정말 그의 순수함이 묻어나있다 자식 앞에서는 영락없는 아빠의 모습같아 정말 울컥햏더ㅓ허헝ㅇ어어


50년대의 그의 후기 작품들. 갈수록 선이 붕괴되는 것이 보인다. 이때의 그림들은 유명한 황소 그림들과 비슷해 보이는데 선의 경계는 확실히 다르다. 연보를 숙지한 뒤 그림을 보자마자 느꼈던 건 아 이사람 존나게 힘들구나 였음 중기의 깜찍한 아이들과 꽃게 그림 보다가 이걸 봐보셈.. 누가봐도 아이사람이금존니힘들구나 보임.. 이러니까 뒤에 편지에서 더 눈물줄줄날수밖에 없었던 것임 흑
아무튼.. 저는 이중섭 작가가 이렇게까지 옛날 분이신지 몰랐아요 그래서 충격받은게 이 시대에 이렇게 모더니즘st 그림을 그렷다고? 였다 첫번째의 엽서화는 진짜 정말 간결한 선 그림인데 저 시기에 저런 스타일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대단하고,, 역시 진정한 명작은 시대를 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이만익이 한국적인 소재를 택한 것처럼 이중섭의 그림도 한국, 즉 자신히 속한 사회와 위치가 담아진게 보였다. 저 시기의 ‘한국적’이라 하면 세련과는 거리가 멀지만 오히려 그 자기의 것을 담았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세련되게 보인다. 역시 작품에는 자기가 가진 것을 담아내야 한다 이상과 허구만을 쫓으며 자신이 모르는 이야기를 하면 그 작품은 자신의 색을 굳건하게 지키지 못하고 위치하는 곳마다 변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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